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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추리퀴즈 - [ 나지막한 콧노래 ]
    일상다반사/일반상식 2022. 2. 18. 19:4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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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“어디 외출이라도 했었나 봐?”

     

    안락의자 위에서 몸을 한껏 웅크리고 있던 탐정이 말했다.

     

    -나 : 자네는 어떻게 내가 나갈 때랑 손가락 위치까지 똑같게 앉아있는가?

    -탐정 : 몸을 움직이는 것 말고도 나는 에너지를 쓸 일이 꽤 많거든. 이를테면, 자네가 아침부터 어디를 다녀왔는가, 하는 문제들 말야.

     

    탐정은 나를 위아래로 몇 번을 훑어봤다. 그러나 힌트가 될 만한 건 거의 없었다. 탐정도 별수가 없었는지 금새 깊은 고민에 빠졌다. 

     

    나는 탐정의 고뇌에 안도하며,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.

     

    -탐정 : 단서가 전혀 없는데? …하지만 자네라면 멀미가 나는 버스보다는 전철이었겠지? 진짜 문제는 전철을 타고 어디를 갔느냐겠지. 집 근처 전철이면 XX역 한 군데이고, 자네가 XX역에서 전철을 탔다면 갔을 만한 데는 딱 2곳뿐이잖아. 하나는 추리소설 전문 서점과 또 하나는 영화관.

     


     

    아, 바보 같지만 사실 이건 처음부터 답이 정해진 질문이었다. 내가 집을 제외하고는 세상에서 갈 곳이 저 두 곳밖에 없다는 걸 탐정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. 하지만 다행히도 서점과 영화관, 선택지는 2개다. 그리고 둘은 각각 전혀 다른 장소에 있었다. 서점은 전철로 따지면 상행선, 영화관은 하행선을 타야 갈 수 있었으니까. 

     

    -나 : 자, 처음부터 바보 같은 퀴즈가 되어버리긴 했지만, 그렇다고 답이 쉬운 건 아니지. 잘 맞춰보라고!

     

    나는 의기양양하게 밀어붙였다. 아까의 콧노래를 흥얼거리며. 그러자 그때,

     

    -탐정 : 자네 그 콧노래 소리… 아까부터 계속 신경이 쓰이더군. 무슨 의도가 있는 거지?

    -나 : 글쎄… 콧노래 소리에 무슨 의도까지야.

    -탐정 : 그 멜로디가 왠지 청아한 종소리와 잘 어울릴 거 같다, 이런 나의 감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?

     

    탐정의 얘기에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. 탐정은 이 균열을 놓치지 않고 정답을 내게 던졌다. 과연 나의 행선지는 서점과 영화관 중 무엇일까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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